인간에게는 기쁨을 누릴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간에게는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괴로움, 고통 또한 피해 갈 수 없다는 것.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간단한 진리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다. 당연하다. 인간에게 행복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본능이다. 어느 누가 고통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 할까. 고통은 곧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 스트레스를 내가 왜 받아야만 하는가? 그들에게 스트레스는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고통을 피하려 하는 이런 생각들조차도 고통인 것을.. 그들은 이미 고통받고 있다. 어쩌면 고통이 삶의 일부인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단지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림자 그리고]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어쩌면 인간 대부분을 위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고통이 와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고통은 그저 고통이라 이름 붙여졌기에 고통일 뿐, 사실은 우리의 자아실현을 도와줄 친구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우리들은 어릴 적부터 살아온 주변 환경으로부터 많은 사회적 통념, 사상 등을 주입받으며 자라왔다. 그리고 그렇게 배워온 것들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사회에서 낙오가 안 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여기며 살아왔다. 따라서 인간은 자기가 쌓아온 그 ‘기준’에 어긋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그토록 어릴 적부터 행복을 위해 세뇌당한 이론들이 오히려 고통을 주는 상황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그림자 그리고]에서는 행복과 고통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릴 적부터 세뇌당한 사상들이 우리에게 고통을 주듯, 우리가 그토록 부정해야 하는 사상들도 받아들여야만 온전하게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음을 설파한다. 우리들은 생각보다 자기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능력을 가졌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들의 내면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모든 전체성이 내재되어 있다. 하지만 살아온 환경에 따라 어느 부분은 활성화시키고, 어느 부분은 억압해 버린다. 사실은 그 모든 측면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그렇다고 그 억압을 통해서 어느 부분을 떨쳐낼 수 있냐 하면, 절대 불가능하다. 우리 모두는 조금 더 폭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가 고집이 세다면 그 고집이 세다는 것이 나쁘기만 한 걸까? “나는 절대 ~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한다 해서 진짜 그렇다 장담할 수 있는가? 꼭 베풀기만 하는 것이 아닌, 때로는 시련을 줌으로써 누군가를 돕는 법도 있지 않을까? 이분법에 빠져 살아가는 현대인들로서는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우리가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인격적 측면, 즉 그림자라고 불리 우는 것들을 껴안을 때 오히려 삶이 우리들을 위해 열림을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의 그림자를 더 잘 알아볼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나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 지를 관찰하라고 책은 말한다. 내가 보는 상대방의 단점은 사실 나의 단점이고, 장점 또한 그러하다. 타인은 곧 나를 비추는 거울. 사실 너와 나가 다르지 않음을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하나임을 인식할 때, 우리는 진정 신의 섭리에 다가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나 또한 나의 많은 부분을 억압하고, “나는 ~한 사람이다.”라는 공식으로 나를 평가한 지난 세월들을 반성한다. 모든 그림자를 껴안는다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겠지만,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우리 모두가 자기 안의 ‘슈퍼맨’을 깨우길 빌며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책 안의 맘에 드는 구절 하나를 쓰며 서평을 마친다.
시인이자 작가인 로버트 블라이는 그림자를 ‘우리가 저마다 지니고 다니는 보이지 않는 가방’으로 설명한다. 블라이는 우리가 자라면서 가족과 친구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기 자신의 모든 측면을 그 가방 속에 넣는데, 삶에서 처음 몇십 년은 그렇게 가방을 채우는 데에, 나머지 세월은 짐을 가볍게 하려고 가방에 넣었던 것을 다시 애써 꺼내는 데 보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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