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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바라보기

사람들을 획일화시키려는 꼰대들의 세상은 지고 있다

by 존그래디 202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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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년 전에 적어놓은 글을 문득 다시 보았다. 아래가 그 본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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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소설의 주인공

“사람은 현실에서는 소설 주인공처럼 살아선 안돼.”

 

나와 같은 직장에서 일하시는 어느 누님의 말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었다. 난 사람은 개성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나의 진짜 모습, 진짜 색깔을 드러내는 걸 딱히 숨기려들지 않았다. 아니, 어찌 보면 나 자신을 포장하는 것에 익숙지 않았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지 싶다.

소설 주인공이라는 함축적인 개념으로만 말했지만, 그것이 소설이든 영화이든 우리는 때때로 그 속의 주인공처럼 살기를 바란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처럼 만사에 시크해지고 싶어 하기도 하고,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프라하의 묘지’의 주인공 시모니니처럼 때로는 추악해져 보고 싶기도 한다. 물론 나 같은 경우, 소설 주인공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색깔이 뚜렷하다. 일반적으로 밋밋한 주인공들은 보기 힘들다. 나 또한 그러고 싶다. 나의 색깔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싶다. 가식적인 건 싫다.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나에겐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은 꾸밈없는 사람들을 왜 그리도 싫어하는 건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한편으론 가면을 쓸 줄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 간혹 나를 슬프게 만든다. 실제로, 난 살아오면서 이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트러블이 많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난 단체 생활에 퍽이나 안 어울리는 놈이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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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0년 전에 내가 이런 오그라드는 글을 적어놓았다는 사실에 몸이 움츠러든다.. 저 때를 다시 회상해 보면 사람을 획일화시키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였다. 조금만 틀을 벗어나려 하는 사람은 특별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사회적으로 수많은 손가락질을 감수해야만 했으며, 몽상가 취급이나 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저 때 이후로 유튜버라는 직업이 생겨나기도 했고,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도 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위협하기도 한다.

기존의 꽉 막힌 구시대적 이론으로는 살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세상은 대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일반적으로 아웃사이더 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웃사이더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각자의 사람들은 앞으로 자기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아웃사이더들을 손가락질하던 사람들도 요즘은 많이 움츠러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본인들도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개성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나 또한 이렇게 용기 내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는 이유도 때를 직감했음이리라. 이번만은 지지 않으리. 마음 약한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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