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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방인' 주인공 뫼르소 탐구 - 지나치게 솔직한 것은 잘못된 것일까?

by 존그래디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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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무미건조하고 특이한 행동양식을 가진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소설 전반에 걸쳐 뫼르소의 행동과 신념은 주변 세계에 대한 괴리감과 무관심으로 특징지어지며, 이는 결국 그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소설 초반에 뫼르소는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인다.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일하고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뫼르소의 성격에 다른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뫼르소라는 캐릭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주변 사람들과 사건에 대해 감정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상을 멀리서 바라보며 실제로 참여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여자 친구 마리와의 대화나 죽은 어머니를 바라보는 방식, 기타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뫼르소는 그들의 감정이나 안녕에 대해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며 감정적인 차원에서 그들과 연결되지 못한다.

이러한 분리감은 뫼르소의 세계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종교, 도덕, 사회를 지배하는 사회적 규범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듯하다. 그는 인간의 존재는 근본적으로 무의미하며, 우주는 인간의 투쟁과 고통에 무관심하다고 믿는 듯하다. 이러한 허무주의적 세계관으로 인해 뫼르소는 세상과 단절된 느낌을 받고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신하지 못한다.


뫼르소의 단절감은 어느 폭력 행위를 저지르면서 절정에 치닿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뫼르소는 해변에서 한 아랍 남성과 말다툼을 벌인 후 뚜렷한 동기나 명분 없이 그를 총으로 쏴 살해한다.(살인이유가 태양이 눈부셔서 때문이라고 한다.) 이 폭력 행위는 소설 속 인물과 독자 모두에게 충격을 주며 뫼르소의 실존적 절망의 정도가 높아질 것임을 암시해 준다.

소설 전반에 걸쳐 뫼르소는 근본적으로 부조리하다고 여기는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며 갈등을 겪는 인물로 묘사된다. 여자친구 마리 같은 몇몇 소수의 인물을 제외하고는 그를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들은 없다. 뫼르소의 정서적 분리와 허무주의적 세계관은 결국 그를 자기 파괴의 길로 이끌고 사회로부터 고립되게 만든다. 뫼르소라는 캐릭터는 인간의 조건과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직면하는 실존적 투쟁을 강력하게 묘사한다.

 

내 주관적인 견해를 조금 더 자세히 보태보자면, 뫼르소는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온갖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그는 솔직했다. 직장상사에게 잘 보이려 마음에도 없는 아부를 하지도 않고, 남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틀에 자신을 가둬두지 않는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억지로 슬픔을 연출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억지 슬픔이야말로 가식이다. 그렇다고 그가 남을 무시하고 하찮게 여기는 사람인가? 전혀 아니다. 다소 무심한 면은 있을지라도 그는 최소한 못돼 먹은 인간은 아니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그러나 그의 행동양식은 일반적인 사회의 가치관과 도덕의 틀에 반한다는 이유로 그는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한다. 진정 손가락질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한 가지 좀 의아스러운 게 뫼르소가 단지 '태양이 눈부셨기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을까? 내 개인적 생각에는 뫼르소가 아무리 특이한 인물이라 할지라도, 고작 저 이유 하나 때문에 살인을 저지를 것 같은 캐릭터처럼은 안 느껴진다. 내가 제대로 안 읽어서 무언가를 놓친 걸까? 아니면 번역이 이상한 걸까? 내가 원서를 읽을 능력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언제 한번 이 소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뫼르소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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